행복한 아이들로 키우는 법

입력 2015-10-05 12:06  

<p>[나는서울시민이다=김혜진 마을기자] "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"</p>

<p>그룹 '자전거 탄 풍경'의 <보물>에 나오는 노래가사가 곧 삶이던 때가 있었다. 학교 끝나면 집에 책가방만 던져두고 골목길이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정신없이 뛰어놀곤 했다.</p>

<p>뉘엿뉘엿 해 질 때까지 놀던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밖에서 노는 애들을 찾아보기도 힘들거니와 학원 끝나고 집에서 혼자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하면서 '노는 것'이라 여기는 초등학생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.</p>

<p>놀 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를 되돌려 줄 순 없을까? 그 방법을 찾느라 고민하는 이들에게 독산동 꿈씨작은어린이도서관의 '도친소'를 소개한다.</p>

▲ 꿈씨어린이작은도서관에서 도친소 파티에 참여한 아이들이 선생님과 '여왕벌을 이겨라 가위 바위 보'게임을 하고 있다. (사진=김혜진 마을기자)
<p>서울 금천구 독산로에 위치한 꿈씨어린이작은도서관. 평소라면 문을 닫는 시간인 금요일 저녁 7시, 도서活?외려 시끌벅적하다.</p>

<p>한 편에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.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일명 도친소 '도서관 친구를 소개합니다' 파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.</p>

<p>'도친소'는 꿈씨어린이작은도서관 동아리 꿈씨스토리가 만든 '초등생 학년별 친구 만들기 프로그램'으로 2015년 금천구 마을공동체 마을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5월부터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.</p>

<p>학교도 다르고 성향도 다른 아이들이 오고가는 마을 안 작은 도서관의 공간적 특성을 살려 어린이, 청소년,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계맺기 프로그램을 통해 '소통하는 마을살이를 하자'는 것이 모토다.</p>

<p>"시작은 올 4월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마친소 '마을 친구를 소개합니다'였어요. 아이들이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걸 축하도 해주고 긴장도 풀어줄 겸 새내기 파티를 연거죠. 축하공연이랑 자기소개도 하고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아이들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."</p>

<p>꿈씨스토리 회원이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현숙 씨의 설명이다.</p>

<p>자기 학교에 관한 스피드 퀴즈도 하고 '동동 동대문을 열어라' 같은 전래놀이도 하면서 신나게 노는 1학년 동생들을 보고 '우리 학년도 해달라'는 다른 학년 아이들의 요청이 쇄도했다.</p>

<p>마침 금천구 마을공동체 마을지원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'도친소 파티' 외에도 사춘기 청소년 고민을 주제로 하는 공론화 파티 '주제파악',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'소통하는 마을살이' 등을 함께 진행 중이다.</p>

▲ 4학년 아이들이 2조로 나눠 '투호 던지기' 놀이를 하고 있다. (사진=김혜진 마을기자)
<p>이번 달엔 4학년이 도친소 파티의 주인공.</p>

<p>'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'를 할 때만 해도 하는 둥 마는 둥 소극적이던 아이들은 박진아 선생님이 읽어주는 그림책 <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>를 들으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더니 '여왕벌(선생님 별명)을 이겨라 가위 바위 보' 게임을 할 땐 시끌벅적 운동회를 방불케 했다.</p>

<p>이어서 두 조로 나눠 투호놀이를 했다. 아이들은 학교, 사는 곳, 성별에 상관없이 목청을 높여 자기 조를 응원했다.</p>

▲ 땅따먹기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. (사진=김혜진 마을기자)
<p>다음은 전통놀이 중 하나인 '땅따먹기'.</p>

<p>아이들은 널따랗게 펼쳐진 하얀 전지 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병뚜껑을 날리면서 자신의 땅을 넓혀나갔다.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선옥 씨는 "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같이 놀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인 것 같다"는 소㉯?밝혔다.</p>

▲ 도친소 파티에 참여한 4학년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. (사진=김혜진 마을기자)
<p>신나게 노느라 출출해질 즈음 아이들을 기다리는 건 따끈따끈한 엄마표 주먹밥. 뻥튀기를 접시삼아 위에 올린 주먹밥과 떡, 과일을 폭풍 흡입하는 아이들의 눈은 생글생글 초생달이다.</p>

<p>인근 정심초, 문교초, 신흥초 등에 다니면서 학교 끝나면 책 보러 자주 도서관에 온다는 4학년 아이들은 놀이가 끝날 무렵 '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재밌게 놀아서 즐거웠어요'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.</p>

▲ 도친소 파티에 참가한 아이들이 뻥튀기를 접시 삼아 주먹밥과 떡을 먹고 있다. (사진=김혜진 마을기자)
<p>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씨가 행복에 대해 말 하는 걸 들었는데 마음이 '흐뭇'하면 그게 바로 행복이란다.</p>

<p>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놀던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 보였다. 바라보는 어른들 눈빛은 흐뭇했다. 더도 덜도 말고 딱 한가위처럼 풍성한 재미와 웃음이 어우러지는 이 순간이 바로 '행복' 아닐까?</p>

<p>이쯤 되면 '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'는 아프리카 속담을 우리식으로 '마을 안 도서관에서 아이가 놀고 배우고 성장한다'로 바꿔도 될 듯하다.</p>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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